[해한가] 작가 나승규&삽화가 애플 작가대담!


먼저 녹취록 편집에 많은 시간이 걸려 본의 아니게 기다리시게 한 점에 대해 독자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합니다.






독자분들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지게 된 이 특별한 대담. 『해한가』의 작가 나승규님과 삽화가 애플님을 모시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보았습니다. 대담은 크게 네 파트로 진행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해한가』이전의 이야기. 두 번째는 『해한가』가 어떻게 쓰이고 그려졌는가. 『해한가』를 읽은 독자들의 질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한가』를 통해 보는 라이트노벨과 장르성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대담참여자소개


나 승 규 - 『해한가』작가.


주 팀 장 - 시드노벨 주성민 편집장, 『해한가』담당.


 애  플  - 『해한가』일러스트레이터




 


1. 『해한가』 그 이전의 이야기.


주 팀 장 : 지금부터 나승규 작가님과 일러스트레이터 애플님을 모시고『해한가』작가대담을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모두 안녕하세요.


나승규, 애플 : 안녕하세요!


주 팀 장 : 먼저 이번 대담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함께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해한가』에 대한 독자여러분의 요청에 의해서 이번 자리를 마련했는데요, 많은 분들이 『해한가』를 좋아해주시고 아껴주시기에 담당으로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물며 작가이자 삽화가이신 두 분은 더욱 그런 마음이시겠지요.


나승규, 애플 : 예!


주 팀 장 : 자 그럼, 대담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나작가님께 질문 드립니다. 『해한가』를 맨 처음에 떠올리게 된 계기나 동기에 대해서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나 승 규 : 그거야, 뭐. (잠시 침묵) (그건 독자 분들이) 알아서 상상해 보시는 게 좋을 듯….


주 팀 장 : …잠깐만요. (웃음) 대담 첫 질문부터 그런 말씀을. 그건 좀.(웃음)


나 승 규 : 아뇨. 계기랑 동기는 있긴 한데요, 그렇게까지… 그게 굉장히 사적인 것이라 말하기가 좀 그러네요. 그다지 떠올리기 싫은 거라….


주 팀 장 : 그러니까 굉장히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때 구상하신 거군요.


나 승 규 : 어쩌다 보니까라 할 수 있겠죠. (웃음)


주 팀 장 : 충분히 그럴 만하죠. (웃음) 그런데 독자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시는 것 중 하나가 ‘『해한가』를 일주일 만에 집필하셨다는 데 그게 정말인가요?’라는 겁니다. 어때요? 실제로『해한가』 집필 하실 때 굉장히 빨리 마치신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 승 규 : 글쎄요. 정신없이 써서. 잘… 일단 쓰고 고치려고 했는데.(그러질 못했죠.)


주 팀 장 : 예. 1권 집필은 하루 만에 완성했던가요? (헛웃음)


나 승 규 : 써 놓고 보니까 고칠 수가 없어서…. 제가 말일날 공력이 다해서 고칠 이력이 없었어요. 게다가 어딜 고쳐야 할지도 몰라서. 고치려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었어요. 사실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게 맞을 것 같긴 했는데….


주 팀 장 : 예. 근데 또 『해한가』 1권을 처음 읽어보신 분이 이거 독특하면서도 재밌는 작품이 나왔다며 굉장히 좋아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 승 규 : (쑥스러운 웃음)


주 팀 장 : 요는 ‘그 분’ 이 내려오신 거군요. ‘그 분’. (웃음)


나 승 규 : 또 오실까요? 가급적이면 자주 오셨으면 하는데. (웃음)


주 팀 장 : ……뭐, 그러면 『해한가』 쓰시기 전부터 글 쓰는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따로 흥미가 있으셨다던 가.


나 승 규 : 사실은 전혀 아니었어요. 뭐 결론은 글 배워본 적도 없고, 한 1년 3개월쯤 혼자 끄적댄게 전부고, 제대로 마음먹고 글 배우기 시작한건 작년 여름부터 1년 몇 개월 정도네요. 변명일지도 모르겠는데, 글 배운지가 얼마 안 되서 맞춤법이랑 문법 같은걸 잘 몰라요. 고등학교 때 보던 국어 교과서 뒤편 맞춤법 페이지 뜯어서 열심히 공부중인데 봐도봐도 뭔질 모르겠어서. 죽도록 고생중입니다. 뭐 하여간 중3때랑 고1때 중2병에 걸려가지고 조금 썼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들어와서 여름방학 지나자마자 드는 생각이 이대로 살면 큰일 나겠다…였죠.


<일동 폭소>


나 승 규 : 이대로 살면 굶을 수밖에 없다! 해가지고 (글 관두고) 열심히 공부를 해서 재수를 해서 좋은 대학에 갔죠.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선택입니다. 열심히 공부하세요.


주 팀 장 : 그래도 뭘 하든 습작이라던가 그런 게 있지 않았습니까?


나 승 규 : 있긴 있었죠.


주 팀 장 : 습작 쓰시면서 즐겁지 않으셨나요?


나 승 규 : 즐겁지 않았어요.


주 팀 장 : 예?


나 승 규 : 중2병이 그렇잖아요. 하고 싶지 않아도 튀어 보기 위해서 하는 거. 단지 그것뿐이에요. 사실 내가 원한 건 이건 아닌데 하는 아리까리함이 마음속에 남아있어서 무지 괴로웠다고 해야 하나.


주 팀 장 : 근데 약간 집요한 말 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게 지금 와서 도움이 된 건 아닌지.


나 승 규 : 결국 그 쪽으로 가는 군요!


<일동 폭소>


나 승 규 : 쓰면 도움이 된다. 지겨운 말이죠. ‘공부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라는 질문에 ‘공부하면 된다.’. 라고 말하는 거랑 다를 바가 없지 않나요? 공부하면 공부 잘하게 되는건 당연한거 아닌지.



 


2. 해한가는 어떻게 쓰고 어떻게 그려졌나.


주 팀 장 : 하하하. 그럼 넘어가도록 하죠,  『해한가』 1권 다 쓰셨을 때. 그… 어떤 느낌이셨나요?


나 승 규 : 어쩌지? 이거 어쩌지? (웃음) 다시 원고를 봤는데 이거 내 능력으론 못 고쳐요. 이거. 지금 고치라면 고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 상황에서는 제 능력으로 못 고쳤어요. 이거. 진짜 말 그대로 태어나서 이렇게 써본 건 처음이니까. 어딜 고쳐야 할지를 모르겠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다른 사람들은 ‘오 뭔가 대단해!’ 하면서 박수 치고 있고. 제대로 까는 사람 한 명 없었고. 그 요즘에 알게 된 건데. 1권이 뭔가 고쳐야 한다고 강박 관념을 느꼈으면서도 그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이게 ‘병원밥’이라는 걸. 이건 판갤(*) 눈팅하다 들은 건데 겉으로 보기엔 풍성하지만 너무 푸석푸석해서 맛이 없다는 뜻이죠. 정말로 공감했어요.


*판갤 : DCinside 판타지 갤러리.


주 팀 장 : 아, 그래서 2권이…. 그럼 2권 이야기는 연이어서 하도록 하고. 일단은 『해한가』 1권 원고를 받아들고 나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데. ‘이거 일러스트를 어떻게 붙여요?’란 말을 하셨죠. 그리고 ‘이거 일러스트를 붙이면 안돼요.’란 말이 기억에 남네요.


나 승 규 : 아, 그땐 진짜 이걸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생각이었죠. 『해한가』 자체가…. 분위기잖아요. 뭐랄까 제가 생각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열심히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서 포기하자 그랬는데 애플님 그림을 보고 ‘오~ 오~!’였죠.
 
주 팀 장 : 물론 저도 참 굉장히 ‘오~ 오~!’ 였습니다.


나 승 규 : 진짜로 한국에서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게 제가 잘났다던가, 그런 게 아니라, 제가 정말로 사고가 좀 삐딱해서, 이런 것까지 커버할 수 있는 분이 있을까 싶었어요. 뭐 결론은 의외로 세상은 넓었다. 랄까.


주 팀 장 : (웃음) 일단 다시 『해한가』로 돌아와서. 1권 작업 때 저희가 애플님을 찾아가서 의뢰를 드렸습니다. 때마침 Eyehead님께서 소개시켜 주셨고 애플님도 라이트노벨 삽화에 관심을 보이셔서 좋은 인연을 맺게 되었지요.
 다음으로 애플님께 질문 드립니다. 저희가 삽화의뢰를 드리고 나서 『해한가』 1권 원고를 받아보시고 맨 처음 읽어보셨을 때 느낌이 어떠셨나요?
  
애    플 : 음~ 암담했어요.
 
주 팀 장 : 암담하다? (웃음)


애    플 : 일단 라이트노벨이라 그러면 색깔도 예쁘고 표지도 예쁘고 깜찍하고. 그런 밝은 이미지?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고. 삽화를 맡게 된 계기가 Eyehead님 소개였고 Eyehead님의 『GGG』를 삽화를 보고 느낀 게… ‘내 그림체 안 어울려!’.

<일동 폭소>


주 팀 장 : 예. 암담하다 하셨는데. 저희가 맨 처음 생각했던 것이 ‘표지를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이랬었죠. 결국 정한 컨셉이 『해한가』 1권에서 나작가님도 이 장면은 쓰고 싶었다라고 일치되는 장면. ‘채민이가 보는 풍경’. 이렇게 애플님께 보냈었는데. 그리면서 표현하고 싶으셨다던가 컨셉이 있으셨다면 어떤 것이었습니까?


애    플 : 『해한가』를 봤을 때 느낌이… 발밑이 잘 안 보였다라고 표현해야 하나? 아, 색맹처럼 볼 수 있는 것만 본다는 느낌이었어요. 대신 어두우니까 밝았을 때 못 봤던 걸 보고 느낄 수 있는 그런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표지도 다른 것 보다 절반을 상실한 색이 빠진 느낌으로 했죠.
 
주 팀 장 : 『해한가』 일러 작업은 애플님이 정말로 수고해주셨죠.


애    플 : 정말로.


<일동 폭소>


나 승 규 : 처음에 『해한가』 1권을 보고 일러 기획을 짜보니까. (웃음)


주 팀 장 : 처음에는 일반적인 라이트 노벨 삽화 기획이었죠. 컷 그림을 그려주고 장면을 그려주는 형태로. 그런데 확실히 저랑 나작가님이랑 봤었을 때. ‘뭔가 아니다.’ 작품의 컨셉이나 분위기에 안 맞는 달까. 그 때 애플님께서 ‘아 그럼 이렇게 하죠.’ 하셔가지고 두 장 해서 한 컷씩 한 컷씩 나눠 연출을 하는 방식으로 고치니 감이 확실하게 왔죠.
 
애    플 : 지향을 하면서도 살짝 걱정됐었거든요. 이게 그래도 라이트 노벨 삽화인데 분위기가 특이하고 심지어 표지를 빼고 만들려고 해가지고. (웃음)


주 팀 장 : 그렇게 정해진 다소 이단적인 기획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많은 독자 분이 좋아해주셨습니다. 솔직히 저도 표지 처음 나왔을 때 그걸 편집부 분들에게 돌리니까 한 분이 ‘오, 그림이 예쁘네. 이거 콘티죠?’ 하셔서 ‘아니 이거 완성본이야.’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지?’ 이렇게 말해서 걱정도 됐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한 번 해보자는 마인드로 진행했죠. 마니아 독자뿐만 아니라 라이트 노벨에 익숙지 않은 독자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표지를 만들고 싶었고. 때마침 작가님도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셨죠. 그 때 감사했습니다. (웃음)
 그 다음 질문을 하겠습니다. 1권 일러스트 작업의 어려운 점은 애플님이 말씀해 주셨고. 그러면 중점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일러스트라던가 장면이 있으셨다면 어떤 것입니까? 그 애착이 있는 장면이라던가.


애    플 :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강조했기 때문에. 처음에 채색을 하고 넘겼을 때. ‘이거 이대로 출간할 생각인가?’ 싶기도 했었고.


주 팀 장 : (웃음)


애    플 : 끝내놓고 보면 못 보던 게 나오기도 하고. 특이한 점만 본다면 만족인데. 솔직히 아직도 걱정이에요. (웃음)


주 팀 장 : 하하. 애플님은 프로니까요.


애    플 : 아니. 아직도 걱정된다니까요.


주 팀 장 : 예. 그렇게 해서. 나작가님하고 애플님께서 열심히 작업을 해주셔가지고 무사히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책이 나오고 난 이후에 주위 분들이나 반응은 어떠셨나요?


애    플 : 보는 사람마다 ‘어? 이게 라이트 노벨이야?’ 라고.


주 팀 장 : (웃음) 특이했다?


애    플 : 예. 다들 특이하단 반응이었죠. 라이트 노벨을 모아놓고 보면 다른 건 표지도 색깔이 참 예쁘고 그러는데 『해한가』 표지만 까맣고 유독 돋보인다고 해야 하나 뻔뻔하다고 해야 하나. 제멋대로라고 해야 하나.


<일동 폭소>


나 승 규 : 사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를 보고 생각한 건데. 라이트 노벨 표지는 캐릭터 하나 원샷, 캐릭터 두 명 투샷, 아니면 세 명 쓰리샷… 이런 게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요. 뭔가 딱 공식으로 고정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냥 그런 게 맘에 안 들었어요.


<일동 쓴 웃음>


주 팀 장 : 그럼 나 작가님 주변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역시 병원밥?


나 승 규 : 뭐, 공식적으로는 병원밥이고. 비공식적으로는 ‘삐- 삐- 삐 -삐 -에 비해서 삐-삐-삐-삐-네.’ 이러고. 아 그 글 보고 진짜 웃었는데.


주 팀 장 : 하하하…. 이건 짜릅시다.


애    플 : 놔둬도 재밌을 것 같은데요.


주 팀 장 : 아니 공공연한 비밀이긴 합니다만. (웃음) 해서 『해한가』1권도 발매가 됐고. 그렇게 해서 이제 여러 가지 저도 많이 공부가 되었습니다. 제가 인상적이었던 반응으로 기억을 한다면 확실히 독자들은 그… 좀 반응이 되게 재밌다랄까. 보수적이면서도 어쩔 때는 깜짝 놀랄 정도로 진보적인. 그런 반응을 보일 때도 있고. 솔직히 약간은 저도 ‘아 그래도 아주 화려하게는 아니더라도 채색을 좀 할 걸 그랬나?’ 란 생각을 했는데. 독자들이 그런 점에서는 아무 말을 안 하시더라고요. 저는 ‘이게 뭐야! 어쩌고 저쩌고’ 이러는 걸 각오 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은 흔쾌히 받아 주신 것 같고. 그리고 또… 다만 좀 작품에 있어서 이런 부분은 아쉽다. 라고 말씀을 해주고 좋았다란 부분도 서슴없이 말씀 해 주시니까 아주 좋았습니다.


애    플 : 지금 와서 생각하는 건데 만약 채색을 더 했다면 오히려 낚시가 되서 마이너스 요소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주 팀 장 : 그렇죠.  아무튼 그렇게 해서 『해한가』 는 현재 2권이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애플님도 일명 ‘삽화가의 저주’(*)로 고생을 하셨죠.


애    플 : …….(눈물)


*삽화가의 저주 : 나승규 작가님의 일러스트를 맡게 된 삽화가분들이 차례로 급작스런 사고로 부상을 입거나 우연한 사건에 의해 삽화작업을 하기 힘들 상황에 처하게 된 일. 연이어진 사건에 의해 계속 삽화가가 교체되어야했다. 편집부 내에선 ‘투탕카멘의 저주’ 이후 최대의 미스터리로 통한다.


나 승 규 : 6명이 깃털옷을 입고 하늘로 올라가셨죠. (아련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애    플 : 이거 넣어주세요. 안 넣어주면 저는….(후략)



 


3. 해한가가 출간되고 난 뒤의 이야기.


주 팀 장 : …무사히 『해한가』2권이 출간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2권을 맨 처음 받았을 때가 아마 출근 한 참 전이었는데. 플롯을 보고 생각난 게 나작가님이 이번엔 뭔가 확실하게 포인트를 잡아주고 나가고 싶어하시는구나라는 의지를 느꼈습니다. 2권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가요?


나 승 규 : 병원밥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이번엔 홍어회.


<일동 폭소>


애    플 : 너무 극단적이에요!(웃음)


나 승 규 : 그러니까 홍어회 같은 경우에는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아예 한 번 제대로 잡아보자~였는데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져버러서 지금은 고민중. 이랄까.


주 팀 장 : 음~ 여전히 극단이군요. 홍어회를 노리고 기획을 했다는 거죠?


나 승 규 : 그리고 3권이야말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테이크.


애    플 : …또 극단적.


나 승 규 : 아니, 3권은 진짜 읽기 편해요. 맛있을 거예요. 제 관점이 미친 듯이 삐뚤어져있기 때문에 뭔가 불안하긴 하지만….


주팀장, 애플 : …….


주 팀 장 : 2권을 집필 하실 때 감상은 어떠셨어요? 필링 같은.


나 승 규 : 집필이요?


주 팀 장 : 예. 기획에서 딱히 손댈 곳이 없었습니다. 남고를 여고로 고친 것만 빼고는 특별히.


나 승 규 : 집필 때는 뭐 별 느낌 없었는데 결말을 짓고 난 뒤에 전반부가 굉장히 마음에 안 들었어요. 논리적인 오류도 많고. 그래서 뜯어고치기 시작을 했죠. 그런데 고쳐도 고쳐도 끝이 없는 거예요. 만족하게 만들려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죠. 그러다가 갑자기 연락이 오는 거예요. 필름 작업 한다고. 필름 작업하기 시작하면은 못 고치잖아요. 그래서 아쉬운 점이 많았죠. 뭔가 어색한 게 있다고 느꼈는데 그걸 잘 몰랐었달까..


주 팀 장 : 그러면 이제 다시 애플님께 질문 드리죠. 2권 원고 받으시고 읽으셨을 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애    플 : 음~.
 
주 팀 장 : 소감이라든가.


애    플 : 소감이요? 


나 승 규 : 제가 애플님께 들은 소감이 ‘1권 보다 재밌어졌다. 그런데 논리적인 오류가 있어가지고 당신을 좋아하는 독자가 아닌 사람이 본다면 까일 여지가 있다’ 였어요.


주 팀 장 : 아. 그렇게 말씀하셨군요. 가차 없으시네요.


애    플 : (웃음)


나 승 규 : ‘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다.’ 란 말도 해 주셨죠.


주 팀 장 : 그랬군요. (웃음). 2권 기획에선 저는 그 때 결과만 받았는데. 1권보다도 업그레이드 됐다. 그렇게 느꼈어요. 그러니까 1권 때는 뭔가 러프한 느낌이었는데 2권 때는 세련됐다. 그런 느낌이었는데 어떻게 다르게 잡으셨습니까?
 
애    플 : 1권 때보다 좀 더 ‘가깝다’란 느낌으로?


나 승 규 : 분위기는 저를 잘 이해했다는 느낌.


주 팀 장 : 그렇군요. 2권 원고를 봤을 때는 플롯과는 전혀 다른 느낌에 놀란 적이 있었어요. 잠깐 사이의 레벨업이겠네요. 자 이제 전직을 하셔야 하는데.


<일동 폭소>


주 팀 장 : 듀얼 클래스로 할 것이야 원 클래스로 할 것이냐. 이게 문제죠. …점점 알 수 없는 대화가 되고 있습니다.


나 승 규 : 사실 포인트는 극대소멸주문(*)을 써야하는 거죠. 이성이나 감성 중에 하나를 선택하시라는 말씀 같은데…. 이제 3번째 책인 사람한테 너무 많은걸 바라는 게 아닌지…. 아니 그런거 지금 물어보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극대소멸주문 메드로아 : 만화『타이의 대모험』에서 마법사 포프가 쓰는 최강주문.


주 팀 장 : 특권입니다. 담당의.


(일동 폭소)


주 팀 장 : 2권에 대한 인상적인 반응 중에 하나가 후반 전장 2번 연속으로 나온 것이 ‘매우 좋았다’ ‘연출적으로 라이트노벨의 좋은 점을 잘 활용한 것 같다’ 이런 반응이었는데. 애플님이 그거 그리실 때 작가님께서 연출해 주신 건가요?


나 승 규 : 콘티를 제가 짜서 드려요. 그리고 그걸 구상만 시키면 되는데. 사실 제가 여의치 않게 일러 경험을 많이 했잖아요. 제가 생각한 데로 나올까에 대한 불안이 있었는데. 다행히 잘 되더라고요.


애    플 : 이 분이 콘티를 주시면 그걸 보고 원하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일러 작업 할 때면 일러스트레이터 마음대로 그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 분의 콘티를 보면 뭘 원하시는 지 한 눈에 알 수 있었어요. 그런 부분은 작업하는 데 편했던 것 같아요.


나 승 규 : 자주 대화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죠.


애    플 : 서로 대화하다 보면 작업 방향도 종종 바뀌고 그러다 보면 원고에 가장 어울리는 그림이 완성돼요.
 
나 승 규 : 완성되었을 때 그림이 원고와 약간 어긋난 상태였어요. 이걸 ‘한 번만 더 맞춥시다.’ 이랬는데 기꺼이 맞춰주시고.


주 팀 장 : 나작가님도 그 일러 부분에 딱 원고부분을 맞추기 위해 끝까지 문장을 고치고 교열하고 하셔야 했죠.


애    플 : (웃음)


 



4. 독자질문


주 팀 장 : 이렇게 해서 『해한가』 2권이 출간 된 거군요. 그럼 이제 홈페이지에 남겨주신 독자 설문을 통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먼저 애플님께 드리는 질문인데. 독자들의 질문 중 어떤 게 있었냐면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있었다면?’ 이란 질문이었는데요.


애    플 : 다른 분들도 그러실 것 같은데 이걸 꼭 해야겠다란 마인드 보다는 좋아서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그렇게 되었다 뿐인 것 같아요.


주 팀 장 : 그렇습니까. …에 뭔가 머쓱해집니다.


애    플 : (땀삐질)


주 팀 장 : 나 작가님도 아까 전 말씀 하셨었는데. 그 중2병에 빠졌다고. 그건 좀 다르지 않나요?


나 승 규 : 다르지 않아요. 말 그대로 제가 잘 할 수 있는 게 글쓰는 게 있었다고 해가지고 별다른 의미도 없는데 글을 쓴 거죠. 사실 그때 쓴 글이 미치도록 취향만으로 쓴 글이라 요새는 아주 도움이 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오히려 괴로웠죠. 사용법을 몰랐다고 해야하나.
 
주 팀 장 : 그렇군요. 그럼 다음 독자님 질문인데 『해한가』 멀티플랫폼은 관심 있으신지요?


나 승 규 : 제가 상상하고 있는 꿈이 있는 데 그 중 하나가 『쓰르라미 울적에』(*)를 만드는 것이죠.



*쓰르라미 울적에 : 일본의 비쥬얼노벨 게임, 동인게임을 시초로 하여 애니메이션, 소설, 만화등 다채로운 원 소스 미디어믹스의 원본이 되었다.



주 팀 장 : 오. 『쓰르라미 울적에』와 같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나 승 규 : 네, 사실 거창하게 말한거지만 그냥 동인게임 만든단 소린데…. 예전에는 그냥 꿈만 가졌는데 지금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 팀 장 : 멋지군요. 『해한가』 끝나면 들어가실 건가요?


나 승 규 : 아마도 그렇겠죠.


주 팀 장 : 기대가 됩니다. (웃음) 다음 질문인데 구원과 사랑이란 테마에 대한 나작가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나 승 규 :  ‘그런 거 없어.’ 였었죠.


주팀장, 애플 : …….


주 팀 장 : 어떻게 보면 비관적인데요.


나 승 규 : 그러니까 오히려 제가 바라는 것을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뭐 다시 글을 볼때쯤 되면 자기 취향이 드러난달까. 결국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됐다고나 할까. 거창한 바보짓이였다고나 할까.


주 팀 장 : 그렇군요. 다음으로 드릴 질문인데. (작품에) 음악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 음악을 고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넣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어느 것인지?


나 승 규 : 1권을 봤을 때 느낀 것이 ‘잘난척한다’ 였는데 2권을 봤을 때도 느낀 게 ‘아직도 잘난척이 남았네.’ 예요. 흠…. 글쎄요. 음악을 고를 때 기준은 뭐, 그냥 내키는 대로.


주 팀 장 : 내키는 대로? 집필하다가 떠오르는 대로 고르시는 건가요?


나 승 규 : 음악 같은 것은 제가 많이 들으니까. 떠올리는 데에 문제는 없었어요. 집필한 뒤의 분위기를 맞춰서 고치기도 하고.


주 팀 장 : 그러면 역시 집필해야만 음악이 나오겠네요?


나 승 규 : 아 그런데. 그게 3권까지는 그러는데 4권 마지막에 들어갈 노래는 딱 하나 정했어요. 진짜 이거 밖에 없다. 그런 노래에요. 제가 『해한가』를 완결하는데 이거 밖에 없다! 하는 노래를 찾아낸 거죠. 이건 전부 들으면 납득을 하실 거예요.


주 팀 장 : 그렇군요.


나 승 규 : 이건 여기서만 하는 이야기인데. (속닥속닥)


주 팀 장 : ……!!!


애    플 : 이건 정말…!!


주 팀 장 : 다음 독자 질문입니다. 1권과는 달리 2권에서는 사회 문제를 다루셨는데. 향후 그것을 소재로 쓰실 것입니까? 하는 질문입니다.


나 승 규 : 3권 이야기라면, 보셨죠? 나오나요?


주 팀 장 : 아뇨.


나 승 규 : 그런거죠 뭐…. 다 아시면서.


주 팀 장 : 그렇군요.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소설을 구상하실 때 가장 먼저 시작하는 작업은 어느 것입니까?


나 승 규 : 테마 쓰기요.


애    플 : 어어.


주 팀 장 : 나작가님 답군요. (웃음) 다음 질문입니다. 독자 질문 중에서는 마지막 질문인데 이것도 어느 의미론 같은 질문이라 할 수 있겠네요.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나 음악이 있다면 어느 것입니까? 그리고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있으시다면?


나 승 규 :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라면, 라이트 노벨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고 환상 소설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얼음과 불의 노래』, 『어린왕자』이건 모든 소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주 팀 장 : 그렇군요. 그러면 어떤 음악 장르를 좋아하시는지?
 
나 승 규 : 딱히는. 라이트 노벨도 장르를 따지지 않듯이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장르 불문하고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좋아해요. 자기 듣기에 좋은 음악이 제일 좋은 거죠. 진짜로. 정말로. 자기 듣기에 좋은 노래가 좋은 거고, 그 노래가 남이 듣기에 별로 안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건 정말 하고 싶은 말이에요.


 



5. 『해한가』. 와 한국 장르, 그리고 한국 라이트노벨에 관하여.


주 팀 장 : (웃음) 예. 이제 독자 질문은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질문 드리겠습니다.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가 그리는 현대의 ‘일상’일고 하는 테마에 대해서 논의드리고 싶네요.

 저는  『해한가』를 맨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는 게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이하 『부기팝』)』인데. 이 『해한가』와 『부기팝』을 놓고 보면 어떤 의미로 공통성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 둘 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입니다. (웃음) 탐정이죠. 범인 잡아야만 하는 탐정이고, 『부기팝』이나 『해한가』나 둘 다 낭만성을 따지고 보면 굉장히 낭만적인 작품이고. 둘 다 시작은 우울하게 해요. 『해한가』는 현재 진행형이고. 그런데 제가 『부기팝』을 읽었을 때 매력적으로 느꼈던 부분은 『부기팝』은 어떻게 보면 장르 클리셰적인 초인이거든요. 갑자기 나타난 해결사가 세계의 위기를 퇴치하고 사라지는 그런 울트라맨 같은 초인이 ‘부기팝’인데 맨 처음 1권 챕터 1을 보면 ‘아 주인공의 여자 친구가 수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가지고 이중인격 놀이를 하는 거구나. 그냥 장단에 맞춰주자.’ 이렇게 묘사가 되지요. 그러다가 ‘부기팝’이 사라지면서 작품의 테마를 완성시킵니다. 독자들은 부기팝이라고 하는 장르클리쉐를 통해서 거꾸로 ‘현대의 일본 학교’라고 하는 테마를 읽게 되죠.

 처음부터 작품의 테마를 들이미는 작품만큼 황당한 작품도 없겠습니다만(웃음) 이건 그랬습니다.『부기팝』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부기팝’이 메인이면서 ‘부기팝’이 메인으로 나오지 않는 특이한 구성을 보여줘요. ‘부기팝’을 일상의 조각을 통해서 보여주는데 『해한가』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니까 『해한가』라고 하는 메인이 등장 안 하고 주변에서 『해한가』란 인물을 언급합니다. 이것도 장르클리쉐를 통해서 ‘일상’을 말하고 있습니다. 해한가라는 퇴마사가 나타나 사건을 해결하는, 하지만 그렇게 때문에 일상을 독자들은 보게 되죠. 즉, 일상을 지향하는 거죠. 

 이런 부분들이 장르 문학에서도 가장 일상을 지향하는. 한 마디로 일반 문학적인 요소가 가장 많이 반영되는 구조와 구성이라고 해야겠죠. 흠…. 그러니까 그런 측면에서 놓고 보면 크로이츠님이 예전에 쓰신『부기팝은 웃지 않는다』가 일본에서 왜 장르 매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었는가?(
http://tale.egloos.com)에서 보면 일반 독자들이 읽고서 ‘자기가 학교 다녔던 시절이 떠올랐다.’ 라고 말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해요. 정서적인 부분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본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가 높은 가능성을 하나 가지고 있다면, 허무맹랑하고 황당한, 속된말로 장르클리쉐만으로도 충분히 일상을 말할 수 있다. 테마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겁니다. 라이트 노벨을 읽고, 장르 초인과 미소녀들과 함께 현대의 일상을 느끼는 거죠.

『해한가』도 그런 측면에서 보면 라이트 노벨의 장르성이라 해야 하나? 매우 낯선 작품이라 해야겠죠. 물론 일본에서는 그런 소설도 주류에 들어가지만 아직까지는 확고한 매니아층을 가진 부류가 아니거든요. 시드L노벨에 『하느님의 메모장』 같은 작품이나 나리타 료고, 니시오 이신의 작품들이 이런 계열이라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일상의 시점에서 장르를 노래함으로써 일상의 매력을 노래한다라고 하는데 『해한가』는 굉장히 『부기팝』과 닮으면서도 다른 점이 많은 그런 작품입니다. 여기서 질문 드리는데 나작가님은 『해한가』를 라이트 노벨이나 장르적인 측면으로 어떻게 접근하셨는지? 그리고 『해한가』를 일반 소설의 관점에서 주목하는 독자들도 있거든요. 그런 장르의 일상이라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나 승 규 : 생각하는 것이 있긴 한데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카도노 쿄우헤이빠한테 왜 카도노 쿄우헤이랑 닮은 글 쓰냐고 묻는 건 좀 가혹한데요.(웃음)


주 팀 장 : (웃음) 그렇게 말하시면 대답이 안 되죠. 솔직히 저는 이 부분은 여백으로 남겨놔야 한다고 생각해요. 『해한가』의 엔딩에 가서야 이걸 대답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하다못해 장르의 하이브리드에 대한 것만이라도 말씀해 주세요.


나 승 규 : 음… 그럼 이것, 『해한가』의 작의랄까. 그것만 말할게요. 처음의 동기란 간단해요. 저도 오덕질 좋아하고.. 좋아하는 게 우주세기라 지금 팬덤이랑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근데 까놓고 얘기해서 차별 받고 있잖아요. 인종차별 레벨로. 그런 ‘나도 부기팝이 좋단 말야. 그런데 나를 보고 비웃는 너희들은 나에 비해 뭐가 잘났다고 부기팝을 매도하는 거지. 발끈!’ 이런 생각에서 시작한 건데. 쓰다 보니 나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바라는 것으로 흘러갔죠. 결국 부기팝 마이너카피로 만족할 순 없게 돼버렸달까. 이거 여기까지 말해도 되요?


주 팀 장  : 적절히 편집하겠죠.


나 승 규  :  그냥 성장해버려서, 보여줄 수 있는 게 권수 마다 달라요. 1권에서는 인정시키는 것. 2권에서는 제 글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 3권은 모두가 볼 수 있고, 모두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솔직히 말하면 1권부터 생각했던 건데 『해한가』가 대중적이지 않다는 걸 느끼고 시드노벨에서 출판해 『해한가』가 제일 대중적이다. 제일 실험적이다라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웃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상에 있을 법한 것들을 꼬아가지고… 이걸 보다보면 『부엉이와 밤의 왕』과 비교를 하게 되요. 『부엉이와 밤의 왕』은 동화고 모든 작가는 결국 이걸로 나뉜다고 봐요. 동화를 쓸 수 있는 작가와 쓸 수 없는 작가. 직구를 던져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과 꼬아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으로 나뉘죠. 『부엉이와 밤의 왕』은 직구에요. 보통 꼬지 않아서 재밌게 만들 수는 없는데 『부엉이와 밤의 왕』은 그걸 해내죠. 이건 진짜 대단한 거예요. 솔직히 존경하고 있습니다.


주 팀 장 : 예. 어느 정도 질문에 충분한 답이 된 것 같습니다. 장르성이라. 어떤 의미에선 민감한 부분이에요. 저는 경험해 봤습니다. 판타지란 장르인들이 기본적으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데 대중문학을 지향하면서도 마니악하단 점이에요. 요는 결루 허무맹랑한, 일탈만 하는 이야기다. 아 이건 저만 그런가요?(웃음) 까놓고 말하면 그렇게 따지면 리얼리즘으로서 가장 대중적인 것은 순문학인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장르문학에서 장르성을 추구하는 것은 단순하게도 자기가 좋아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진실성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이거든요. 상상력을 가지고 말입니다. 나작가님께서는 그런 장르성, 장르의 클리셰 혹은 그런 식으로 아이콘을 갖고 쓰는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나 승 규 : 음모론이요.


주 팀 장 : 예?


나 승 규 : 음모론이라는 클리셰를 굉장히 좋아하고, 근데 클리셰라는 단어가 맞나요. 전혀 단어를 모르고 있어서. 거기서 나오는 신비성 이런 것에 거의 빠져있어요. 간단히 이야기해서 ‘멀더와 스컬리!’. 언제나 그러잖아요. 스컬리가 멀더에게 “멀더, 뭐해요?!” 이 대사 절대 안 빠져요. 끝에 가서야 멀더가 살짝 설명을 하는데 어떤 의미로 보면 『해한가』의 원전은 이런 X파일 식이라 할 수 있어요. 시청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잖아요. 스컬리가 아무리 위험에 처해있어도 괜찮아 멀더가 나타날 테니까. 이런 것도 비슷해요.


주 팀 장 : (웃음) 예, 알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니아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은 편이죠. 왜 저들은 보편적이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일본도 그런 면이 있는데 일본은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라고.


<일동 폭소>


주 팀 장 : 이렇게 당당히 말한단 말이죠. 교코쿠 나츠히코(*) 같은 대 작가들도 너네들이 뭐 보태준 것 있느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고 키쿠치 히데유키(*)도 내가 엄청 잔인하고 엄청 야한 것 좋아하는데 뭐 문제 있느냐? 이렇게 당당하다는 거죠. 한국에서는 저희도 이런 당당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용기라고 할까. 『해한가』를 봤을 때도 그래요. 요는 작품으로서 보여줘야 합니다. 장르로도 충분히 현대를, 일상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요. 그것도 장르의 순수성을 지키면서 말이죠. 물론 일반 독자들에 대한 접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장르를 좋아한다는 순수함은 계속 간직해야겠죠. 아무튼 그런 측면에서 『해한가』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웃음)


*교고쿠 나츠히코 : 일본 작가, 출간작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백기도연대』등 다수.


* 키쿠치 히데유키 : 일본 작가, 출간작 『마계록』,『요마록』,『마계도시』시리즈,『뱀파이어헌터D』등 다수.



나 승 규 : 왜 그리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지. 다들 바라는 게 너무 많아요. 사실은 전 그냥 몽상가일수도 있잖아요. 그건 제 꿈일 뿐이니까. (웃음)


주 팀 장 : 뭐, 저는 오히려 1권보다 2권이 더 마니악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1권보다 독자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그런 염려가 있었고요. 다행히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안심했습니다.
 
나 승 규 : 3권에서는 그 격차를 줄여보려는 데 잘 안 되더라고요. (웃음)


주 팀 장 :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해한가』 3권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 승 규 : 전혀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안 되나요?


<일동 침묵>


주 팀 장 : 애플님께는 앞으로 3권 일정에 대해서 말씀을 드릴 것 같은데 향후 작업에 대한 각오라던가 임하시는 자세는 어떠신가요? (웃음)


애    플 : 앞으로 아무리 희한해도 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요.


<일동 폭소>


애    플 : 열심히 할게요.


주 팀 장 : 라이트 노벨 작업에는 역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겠죠. 저도 좋은 작품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담은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두 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애플, 나승규 : 수고하셨습니다.


 


 


p.s


나 승 규 : 근데 이거 편집할 수 있어요? 뭔가 나와선 안될 말들이 95%이상인 것 같은데. 어떻게든 '겸손함 필터'를 씌워주시면 안될까요?


주 팀 장 : 해봐야죠.(한숨) 남자라면 때론 불가능하단 걸 알면서도 도전해봐야 할 때가 있으니까요.


<일동 다시 침묵>


by 시드노벨 | 2008/10/13 18:16 | 작품소식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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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alitha cumi.. at 2008/10/14 00:51

제목 : 해한가 작가님&삽화가님 인터뷰 in 시드노벨
카테고리를 어디에 넣어야할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조만간에 책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어야겠네요.자꾸 2권 표지만 언급하는 이유는.. 1권 표지도 좋았지만 2권 표지 저 소녀의 눈망울이 너무 마음에 닿아서.. ^//^[해한가] 작가 나승규&amp;삽화가 애플 작가대담!이쪽으로 가시면 인터뷰를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흥미롭습니다.게다가 해한가 MV 포스팅을 하고 만 하루도 되지 않아 저 글이 올라왔다는게 참 신기합니다.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 타이......more

Commented by 셋님 at 2008/10/14 00:01
마침 해한가에 대해서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딱 작가님과 인터뷰가 나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
트랙백합니다!
Commented by 뱀  at 2008/10/14 22:31
중간에 판갤 얘기가 나오네요. 해한가 작가님도 판갤을 눈팅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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